일상/Review | Recall

[인턴 회고] 스타트업 프론트엔드 개발

ash_ 2023. 9. 24. 00:29
스타트업 인턴 지원

 

2023년의 목표 중 하나가 인턴 경험해보기였다. 마침 학교에서 학점도 주면서 인턴 생활을 할 수 있는 현장실습 프로그램이 있어서 지원했다.

 

기본 월급(기본 월급은 최저 임금의 75%라 꽤나 적었다.)보다 돈을 많이 주는 큰 기업이나 집과 가까운 기업들도 있었지만, 나는 내가 흥미 있는 분야인 메타버스를 다루는 스타트업에 지원했다. 웹 브라우저에서 3D 가상현실을 어떻게 구현하는지도 궁금했고, 프로젝트에서 한 번 해본 프론트엔드 직무를 한번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해당 회사의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가장 컸다.

 

대입 이후 처음으로 자기소개서도 써보고, 이력서도 써보고, 화상 면접도 봤다. 면접은 거의 인성면접 느낌이었다.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문제 해결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받았는데, 잘 대답한 것 같진 않아서 꽤 아쉬웠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들이어서 당황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학교 현장실습 프로그램 특성 상 경쟁률이나 탈락율이 그렇게 높진 않아서인지, 다행히 1차 지원에 한번에 합격했다. 

그렇게 인생 첫 회사, 첫 사회생활, 첫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턴 입사_유룸(UROOM)

 

인턴십을 진행한 회사인 유룸(UROOM)은 웹 기반의 3D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인턴은 나를 포함한 프론트엔드 개발팀 두 명, 백엔드 개발 한 명, 그리고 BD팀 한 명으로 총 네명이었고, 모두 같은 학교지만 모두 다른 전공이었다.

 

사실, 회사에 처음 출근했을 때는 좀 당황스러웠다. 나는 (심지어 IT회사의) 개발팀으로 입사를 했는데, 회사에 가보니 개발자가 아무도 없었다(!). 알고 보니 외국인 개발자들을 비롯해서 모든 개발자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었고, 따라서 개발팀 온보딩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여기서부터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어도 다르고 근무 시간도 다른 개발자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게 꽤 멋있었다.

 

경험해본 프레임워크라곤 다른 프로젝트에서 두달간 해본 Vue 밖에 없었는데, 이 회사의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는 Angular였다. 리액트도 아니고 앵귤러라니, 지원하기 전엔 쓰이는 걸 본 적 없는 프레임워크라 조금 의문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해외 개발자들과 함께 시작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배우고 만든것

 

첫 한 달 동안은 기초적인 Git, Html/Css, Javascript 강의를 들었다. 무지성으로 add/commit/push만 반복하던 git도 이전보다는 여러 가지의 기능을 쓸 수 있게 되었고, 학부 1학년 때 스쳐가듯 대충 들었던 강의 이후로 처음으로 Html에 대해 자세히 공부할 수 있었다. (물론 많이 배운 것과는 별개로, 나는 가만히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것에 큰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이후부터는 회사 서비스의 Admin 페이지를 제작했다. 프로젝트 세팅과 디자인 시스템 및 컴포넌트 작업 등 정말 처음부터 시작하는 프로젝트여서 배운 것도 많다. api 설계에도 직접 의견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해볼 수 있었고, 꼼꼼한 코드리뷰로 내 안좋은 코딩 습관들도 많이 알고 고치게 되었다. (사수님이 꼼꼼하게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감동받았다🥹)

 

매일 미팅때 무슨 얘기하고 질문할지 열심히 적어갔던 기억... 금요일은 전체 미팅이라 번역기 미리 열심히 돌려뒀었다

 

업무 방식도 직접 경험해보며 많이 배웠다. 개발 프로세스에 맞춰서 테스크 상태 관리하고, 이슈 만들고, 디자인팀과 협업하고, 회의하고 등등... 기획자와 개발자가 맨날 싸운다는 말도 어느정도는 공감(내가 싸운건 아님)했다. 그래서 그만큼 다른 사람(개발자가 될수도 있지만 개발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에게 내 코드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게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가장 부족함을 많이 느꼈던 부분이기도 해서, 진짜 말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를 가장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개발 하다가 팀장님이 Angular개념 하나에 대해 질문하셨는데, 내가 진짜 처음 들어보는거라 공부해서 답해드리겠다고 했었던 적이 있다. ChangeDetectionStrategy 라는 개념이었는데, 그냥 영어 공식 문서만 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 정말 여기저기 많이 검색해보고, 동작 방식 구현해놓은 레포도 찾아서 돌려보고 하면서 공부했었다. 금요일쯤 질문 주셨는데 월요일에 회의가 있어서 그때 까지 알아가려고 주말에도 막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못하겠지만... 처음 질문 받았을 땐 당황했지만 그만큼 배운 게 큰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글씨가 엉망이라 블러처리... 그치만 열심히 공부했다.

 

좋았던 점 & 아쉬웠던 점

 

우선, 사내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학교 인턴쉽 과정 중 교수님과의 면담이 두 번정도 있었는데, 교수님도 '이 회사는 참 특이하다'(좋은 의미!) 고 하실 정도였다. 

입사할 쯤에 한창 유행이었던 밈이 SNL에 나온 'MZ' 세대의 회사생활이어서, '강의 들을때 말고는 이어폰 꽂으면 안되겠지...' 생각했었는데 사무실에서 모두들 이어폰을 끼고 계셔서 내가 다 머쓱...^^ 오히려 이어폰 안끼고 있으면 메신저 소리를 못들어서 더 불편했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와 좋은 직원분들 덕분에 회사를 정말 즐겁게 다녔다. 함께 일했던 분들이 다들 너무 잘 해주셨고, 그런 점이 일할때도 좋게 작용해서 내 의견이나 개선점, 궁금한 점들도 망설임 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생일마다 서프라이즈 파티를 열었었다. 사무실 불꺼놓고 주인공 기다리는 귀여운 직원분들..

그리고 재택근무! 원래는 집과 가까운 곳에 지사 사무실이 있어서 일주일에 몇 번은 지사 사무실로 출근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사정상 지사 출근이 무산되면서 주 1회 재택근무가 생겼다. 주 5일 출근하다가 1회 재택근무 하니까 세상 행복... 재택근무가 최고의 복지라는걸 깨달았다. 출퇴근이 편도로 한시간, 왕복 두시간쯤 걸리는 거리였는데, 이 두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게 진짜 좋았다.

재택근무 하면 일 안하고 놀려나 싶었는데, 난 생각보다 집중은 잘 됐다. 우선 집에 모니터 세팅을 비롯한 업무 환경을 다 해놔서 회사보다 일하기 편하기도 했고, 뭔가 성과가 많이 없으면 재택때 놀았다고 오해(?)받을까봐 오히려 더 열심히 했다.

 

그외에도 회사에서 World IT Show에 참가하며 현장 견학도 가보고, 중간에 3D 관련 세미나도 열어주시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것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3D 기술에 흥미가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나와 함께 입사한 동기들이 회사의 첫 인턴이어서, 인턴쉽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백엔드는 커리큘럼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꽤 늦어지기도 했고, 그래서 내가 그만 둘때까지 API 연결을 못해서 아쉬웠다. 

 

막상 코드를 두고 나가려니... 다음에 내 코드를 보고 막막해할 다른 개발자분들께 꽤나 죄송하기도 했다...^^ 나름 노력한건데 지금 다시 봐도 고치고싶은게 산더미라ㅎㅎ

애정이 많이 붙은 프로젝트라... 그만두기 전에 내가 고치고싶었는데 여러가지 상황 상 못 고쳤던 부분들 전부 정리해서 넘겨드렸다.

 

느낀점

 

역시, 뭐라도 도전하고 부딪혀봐야 한다. 그게 새로운 프레임워크든, 단순한 기능이든, 인턴 지원이든, 뭐든지! 일단 시작해야 배우는 게 생기고, 언젠가는 쓸모가 생긴다.

하면 된다. 일단 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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