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Review | Recall

2023 회고 & 2024 다짐

ash_ 2024. 1. 10. 21:10

연초부터 독감을 비롯한 액땜(...)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연달아 터지고, 연말에 안걸린다 싶던 겨울 무기력병에 걸려버려서 이제야 앉아서 글을 쓸 상태가 됐다.

 

벌써 1월 하고도 열흘이 지나버린 마당에, 작년을 마무리하기엔 조금 애매한 감이 있지만, 그냥 가볍게라도 마무리를 한 번 지어줘야 스스로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2023년

 

사실 2023년은 역대급으로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다. 물론 매 해 체감 시간을 갱신하는 것 같지만... 유난히 작년은 조금 빨랐다.

 

우선, 4학년 1학기를 인턴으로 보내면서 처음으로 회사 생활을 해봤다. 학교에서 연계해주는 산학 협력 인턴십 제도를 이용하여 메타버스 서비스 스타트업의 프론트엔드 개발팀으로 4개월간 근무했으며, Angular를 이용하여 사용자 어드민 페이지의 개발을 맡아 디자인 시스템부터 컴포넌트 및 페이지 개발까지 진행하였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디자인 팀과의 소통이나 새로운 기술과 개념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처음으로 했던 회사 생활...그치만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재미있게 지냈다.

 

 

 

 

여름방학에는 이노베이션아카데미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X' 베타 테스터로 참여했다. 완성된 홈페이지의 베타 테스터로 참여한 것도 처음이었고, 관련해서 발표나 토론 등 여러가지 활동과 연계해서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해당 페이지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테스터로서 참가해 본 경험을 한 번 쌓았다.

 

 

8월 중순부터는 학업 성취도 향상 부트캠프에 참가했다. 이름은 부트캠프였지만, 결국 개발 사업화 IR 대회였는데, 나는 개발보다는 IR준비에 더 집중했다. IR이 뭔지, 발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도 공부했으며, 무엇보다 IR을 컨설턴트분께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감이 잘 오지 않을 때 길을 딱딱 짚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대회에 제출한 게임 사업은 동료분이 이미 배포까지 끝내고 수정 및 업그레이드 개발을 진행중이던 프로젝트여서, 나는 IR준비만 열심히 해서 대상까지 탈 수 있었다.

 

 

 

 

 

부트캠프 대상으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해외 연수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42를 방문하고, 학생들과 교류하는 일정의 유럽 연수였다. 

처음으로 유럽을 가게 되서 엄청 신났었다. 그리고 생각과는 달리, 자유 시간보다 오히려 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 내가 유럽의 미술관이나 길거리 풍경에 크게 관심이 없기도 했고, 단순히 관광지만 구경하는 건 패키지 여행으로 제주도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그 나라의 문화나 생활을 직접 느끼고, 그 나라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교류하는 경험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한국인 일행들과 함께 다녔던 미술관이나 관광지도 물론 좋았지만, 오히려 혼자 다니면서 걸었던 산책이나 혼자 식당,카페에서 직접 주문해보던 것, 혹은 해외 친구들과 이야기 나눴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마지막 학기를 다녔다. 1학년 때 이후로 쭉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었고, 4학년 1학기는 인턴을 다녔어서 4학년 2학기가 거의 1학년 이후 처음으로 동기들과 대면으로 학교를 다닌 학기였다. 1학점 남아서 수업은 하나만 들어도 됐지만, 괜한 욕심에 수강신청을 4개나 해서 들었다. 그 과목을 다 열심히 들었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매일 수업 끝나면 도서관에 모여서 팀플이나 과제를 하고, 동기들과 저녁을 먹고 하는 일상이 거의 처음이었다. 이렇게 4년을 다녔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아무래도 중간에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 시기도 있었고, 나 스스로도 학교보다는 42에서 컴퓨터 공부를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서 학교 생활에 조금의 아쉬움은 남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안한 것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는게 새삼 신기하기도 하고... 물론 다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할 테고, 비대면 수업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 상황이 조금 달랐더라면, 이라는 생각은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훅 지나 벌써 2023년이 끝나버렸다. 그래도 써놓고 보니 나름 큼직큼직하게 이것저것 해본 것 같아서 조금은 뿌듯하긴 하다.

 

2023년은, 나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개발 실력적으로 성장한 해는 아니었다. 21-22년도까지는 (베이스가 없어서 그랬겠지만)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는 게 매 해 느껴졌었는데, 23년은 약간... 그동안 쌓아놨던 지식들 파먹으면서(?) 보낸 것 같달까. 그래서 유난히 더 빠르게 느껴지고 한 게 없다고 느껴지기도 한 것 같다.

그래도 경험은 많이 쌓은 한 해였다. 인턴도 해보고, 장관상도 타보고, 유럽도 다녀오고. 세상을 보는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그리고 '도전' 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없앴다. 뭐든 일단 시도해보면 뭐라도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이리저리 도전해봤던 일년이었고, 그 도전들을 나름 잘 마무리 했다.

 

 

 

 

 

2024년

 

원래 새해에는 신년 계획이랍시고 이것저것 많이 세웠는데... 그동안 매 번 적었던 '블로그 꾸준하게 쓰기' 를 매 년 못 지키는 것 같아서 조금 찔린다ㅎ... 바쁘면 바쁘다는 핑계로, 안바쁘면 한 게 없다는 핑계로 계속 안쓰게 돼서, 오히려 그냥 부담을 조금 줄여볼까 한다.

 

올 해 목표는, 사실 '취업' 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취업을 위해서 여러가지 준비를 해야 하고 세세한 목표들이 필요하겠지만... 그건 차차 세우기로 했다. 아직은 취업 이외의 다른 목표는 생각 나지 않는다.

 

공부해보고싶은 분야도 점점 찾아나가고 있다. 사실 당장은, '이걸 지금부터 배워서 취업은 힘들텐데' 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그래도, 취미로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5년 후에는 내가 뭘 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라는 욕심이 앞서고 있긴 하다.

 

살면서 거의 처음으로, 소속이 없어지는 해다. 아직까지는 대학생이라며 우기고(?)있지만 2월 졸업 후에는 진짜로 백수가 된다.

기억 나지 않던 어린 시절부터 매번 유치원/학교 등 어딘가에 소속 되어 있는 소속감이 있었는데, 이제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꽤나 불안해지긴 한다. 소속감이 주는 안정감이 없는 만큼 나 스스로 조금 더 채찍질 해야 할텐데, 혼자 서는 연습도 해봐야 할 것 같다.

 

 

 

여러모로, 2024년은 많이 성장 하는 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대의 한 챕터가 끝나고 새로운 챕터를 여는 기분이라 꽤 설레기도 한다. '학생' 에서 벗어났다는 큰 변화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궁금하다.

 

아마 많이 힘들고 불안하고 초조할 테지만, 그래도 그게 지나고 나면 조금은 단단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